뉴스핌 최민두 기자
우주항공청이 경남 사천에 개청한 이후 2년이 넘는 시간이 흘렀다. 정부도 사천을 대한민국 우주항공 허브로 육성하겠다는 청사진을 내놓았다. 연구개발과 제조, 위성, 발사체, 방위산업이 집적된 국가 우주항공산업의 중심축으로 키우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현실은 어떠한가.
우주항공청은 들어섰지만, 이를 뒷받침할 법적 기반은 아직 완성되지 않았다. 산업을 키우고 기업을 유치하며 인재가 정착할 도시를 만들기 위해서는 「우주항공복합도시 건설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이 반드시 필요하다. 토대 없이 건물을 세울 수 없듯, 법적 근거 없는 우주항공복합도시도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밖에 없다.
15일 국회에서 열린 특별법 제정 토론회는 이 같은 현실을 다시 한번 확인하는 자리였다. 여야 국회의원과 정부, 우주항공청, 학계, 산업계는 특별법의 필요성에 공감했다. 산업과 연구개발, 교육, 정주 기능을 하나로 묶는 복합도시 조성이 대한민국 우주항공산업 경쟁력을 높이는 핵심이라는 데 이견은 없었다.
문제는 공감이 아니라 실행이다.
대한민국은 세계 우주산업 경쟁에 뛰어들겠다고 선언했다. 미국과 프랑스, 일본 등 우주 선진국은 이미 법과 제도를 바탕으로 기업과 연구기관,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구축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정책은 발표했지만 이를 뒷받침할 제도는 아직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특별법은 특정 지역에 혜택을 주기 위한 법이 아니다. 국가 전략산업을 체계적으로 육성하기 위한 최소한의 제도적 장치다. 사천은 우주항공청을 중심으로, 고흥은 우주발사 인프라를 중심으로 각자의 강점을 살려 협력할 때 대한민국 우주산업은 더 큰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영·호남 상생이라는 의미도 여기에 있다.
법 제정이 늦어질수록 기업의 투자도, 연구기관의 이전도, 정주 여건 개선도 속도를 내기 어렵다. 결국 피해는 지역만이 아니라 국가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우주항공산업은 한 번의 투자로 끝나는 산업이 아니다. 수십 년을 내다보고 인재를 키우고 기술을 축적해야 하는 장기 프로젝트다. 그렇기에 지금 필요한 것은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고, 구호가 아니라 입법이다.
국회는 더 이상 시간을 허비해서는 안 된다. 여야가 정쟁을 내려놓고 특별법 처리에 힘을 모아야 한다. 정부가 그린 우주항공 허브의 청사진을 현실로 만드는 첫걸음은 특별법 통과다.
사천의 미래를 위해서만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우주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다.